사진을 찍을 시간에 아이들을 더 세심하게 살펴야 자잘한 사고와 당황스러운 일들을 방지할 수 있으니까.
나는 하나고, 개는 두마리다. 한마리여도 정신없는데 성격 다른 개가 두마리니 사진 찍을 시간이 있겠냐고…오늘도 윤겨울 입에서 풀숲에 들어가 물고 나온 삼겹살 한덩이와 팝콘 혹은 휴지 덩어리로 추정되는 엄지 손가락만한 덩어리를 억지로 빼냈다. 똥멍청이도 길을 벗어나면 가끔 먹을게 있다는걸 알았는지 자주 경로를 이탈해 풀숲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똑순이라고 사고를 안치는건 아니다.
윤여름은 바닥에 달라붙은 마른 지렁이 사체를 찾아 뒹구른다. 몸에서 그 지렁이 냄새가 나야 강한 개체라나 뭐라나. 오늘도 어디선가 구르려고 하는 찰라 가까스로 이름을 불러 뒹구름을 막았다.
그와중에 똥은 또 얼마나 싸대는지.
애들은 산책을 뭔 관장하는 시간으로 알고 있는가보다.
윤겨울은 최대 세번, 윤여름도 최대 두번 똥을 싼다.
그렇게 많이 싸니 마지막 똥은 아직 대장에서 수분 흡수가 제대로 안된 상태라 흙바닥을 물수건으로 닦아야 할 정도다. 대전에서 쭈그려 앉아 물수건으로 바닥 닦고 있는 사람이 보이면 그건 나 아니면 성식이 인거다.
그래도 좋으냐고?
좋다.
개는 진짜 훌륭한 동물이다.
그냥 무조건 주인을 좋아하고
내 외모에 대한 편견도
주인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푸념도 없다.
사생활도 없이 계속 나만 쳐다보는건 가끔 부담스럽지만.ㅋㅋ
바쁘다는 이유로 산책 많이 못해준 하늘나라 윤미미한테 많이 미안하다.
기다려, 미미야. 나중에 만나서 우리 여럿이 같이 달리자♡
주말.
스트레스 받던 일들이 다 지나간 주말.
그렇지만 9주차 강의 여섯개가 밀려 있다는건 비밀.
아오…
사람이 없어 줄을 풀어주면 윤여름은 난다, 날아♡
잠깐만요, 여기쯤에 먹을게 가끔 있다니까요 어머니!
에너자이저 윤여름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난리법석.
바닥과 혼연일체. 장난감과 동거동락.